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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movie)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2014. 2. 20. 23:41


홍대 거리의 음악 악사인 경천은 흔한  88세대라고 불리운다.

조금은 세심하게 그의 가계부를 들여다 보면 그만도 못되는 것 같다. 작은 옥탑방에서 달팽이 처럼 기거 하지만 옥탑방 월세도 여러 달 밀린 걸 보고 있으면 , 그의 심적 부담은 꽤나 커 보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 부를 때 만큼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아 보이는 그의 모습은 아름답다.

아직 세상이 자신의 능력을 알아봐주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 하며

그래도 지금보다 더 나은 나날이 기다리고 있을 것 이라고 믿고 살아가는 그는 어쩌면 요즘 같은 미래지향적이고 갑갑한 안드로이드 IT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을수 있지만 따뜻하고 순수한 모습을 간직 하고 있기에 아름다워 보인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가 우주공간을 유영한 지 어언 20년, 사람 나이로 따진다면 어느덧 은퇴할 나이지만 이젠 아무도 챙겨주는 사람이 없기에 그는 쓸쓸하다. 더 이상 전원 장치에 충전이 되지 않는다면 그저 우주에서 쓰레기 처럼 떠돌다가 한줌의 모래 처럼 사라져 버릴 신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에서 내려다 보는 지구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그러다 어느 한곳을 들여다 보니 어떤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경천이가 연주하고 노래하는 음악이다.

이렇게 두 사람, 정확하게는 한 남자와 기계의 만남이 바로

영화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라고 말 할 수 있다.


영화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는 한국 토종 애니메이션이라는 타이틀이 제법 잘 어울리는 느낌을 줄 정도로 뭔가 눈에 잘 들어오고 익는 느낌이다. 그림체도, 서사방식도,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 마저도 우리의 세태를 꼭 닮아있다. 81분이라는 장편 영화라면 장편영화이고 단편영화라면 단편영화라고 할수 있는 이 영화를 가득 채운 느낌은 한마디로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고 할수 있다.천 번은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 유즘 유행하는 퇴폐적 힐링과 조금은 다른 방식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비록 인공위성이라는 기계에서 출발해 여자의 모습을 하고 지구, 그것도 하필이면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 왔지만 일호는 젊은 안드로이드 IT 또는 스마트폰 세대에 앞선 선배 세대다. 유한한 생명력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가 끝까지 흔들리는 청춘의 아이콘인 경천의 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어쩌면 청춘은 늘 그런거라고 토닥토닥 위로해주는 식의 대응이 아니라 가수 루시드폴의 검은개의 가사처럼 거기서 혼자 울지말고 나랑 같이 울자 이리와 라고 끊임없이 보살펴 주고 관심을 거두지 않는 지속적인 자애와도 닮아 있기에 연결고리가 존재한다고 말 할수 있다.


사실 이 두사람을 이어주는 끈은 없다. 왜냐하면 그는 음악이 좋아서 그의 곁에 머문다는 설정이지만 사람의 체온을 느낄 수 조차 없는 겉모습만 인간인 일호는 괴리감을 느끼기 때문이다.또한 사람의 모습도 갖지 못한 채 얼룩소으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괴물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는 경천의 모습을 대비 하다 보면 결국엔

그 두 사람의 상호 의존적인 관계가 깨지고 나면 너무나도 외롭고 우울할 것만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경천이 생활비를 조달하지 못할때나, 사랑하는 연인조차 제대로 붙잡지 못하며 방황하는 모습은 사실 결코 낯선 모습들이 아니다.

이영화는 철저하게 우리들의 과거,현재,미래의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다.또한 경제적 이유로 삼포세대라고 불리는 요즘의 청춘들,경제 호황기에 한 몫 크게 잡아 놓고 "요즘 애들은 정신적으로 나약하다거나 아니면 도전 정신이 없다" 비아냥 거리는 엑스 세대의 장면을 던져주며 가학적으로 웃는 앞선 세대에게 이영화는 도리어 묻고 있다.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를 보고나면 가슴 한켠이 아리다.

그도 그럴 것이 이영화는 하루벌어 하루 살며 이룰수 없는 꿈을 꾸며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들을 너무나 현실적으로 애둘르지 않고 보여주기 때문이다. 요즘 처럼 힘든 시기에 어느 청춘이든 보고 나면 많은 것을 느낄수 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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